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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도 너무 다른 우리
프로필 이미지 에디터 김현진
저녁을 먹고 아이를 재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 띠링~ 소리와 함께 메시지가 도착했음을 알렸다. 수신함을 확인해보니 동생이었다. ‘언니, 언니가 좋다는 크림 발랐는데 너무 기름지고 얼굴에 뭐나고 난리 났어. 언니는 괜찮아?’ 크림? 연락도 자주 전하지 않던 터라 내가 크림을 쓰라고 권했던 적이 있었나 싶었다. 



설명이 복잡해질 것 같아 전화를 걸었다. “무슨 크림?”이라고 물으니 저번 명절에 친정에서 수다 떨다가 피부 좋아졌다는 얘기를 듣고 기억해놨다가 이번에 크림을 살 때가 돼서 자신도 따라 샀었단다. 그런데 얼굴이 너무 기름지고 엉망이 됐다고 목소리가 안 좋았다. 

“너랑 나랑 피부가 다른데 같은 타입을 사서 쓰면 되니? 그리고 나 이제 그거 안 써.”라고 말하자 한 번 더 물어보고 살걸 그랬다며 징징거리는 소리가 늘어진다. 그러면서 “나는 왜 여드름 피부인거야. 언니는 매끈한데.”라며 유전자가 잘못 분배되었다며 유전자 탓까지 한다. 



어릴 적부터 동생과는 너무 달랐다. 어디 가서도 친자매라고 하면 놀라는 사람들이 더 많았다. 닮지도 않았고 취향도 다르고 피부 타입도 정 반대였다. 물론 성격도 반대라 걸핏하면 싸우기 일 수 이었다. 그래서 무슨 때나 보고 대화도 잘 나누지 않았다. 그러다 저번 명절에 귀동냥한 크림을 덜컥 사서 발랐나보다. 

그런 동생이 안쓰럽기도 하고 당장 피부가 다 뒤집어졌다고 해서 요즘 내가 애용하고 있는 더메디닥터를 알려주었다. 먼저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피부 타입부터 체크를 하고 맞는 화장품을 쓰라고 알려줬다. 은근히 내 SNS의 사진을 엿봤었는데 피부가 더 좋아졌기에 그 크림 덕인 줄 알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 때는 신경 써야지 하고 급하게 구매한 거였고 더메디닥터는 꾸준히 사용하고 있다고 얘기해주며 피부 타입이 다른데 같은 걸 쓰면 당연히 안 좋은 거라고 얘기해줬다. 뭐가 어렵다고 물어보지 그게 언제 적인데 그걸 그냥 샀냐고 하니 자존심이 상했단다. 명절 때 본인도 한껏 신경 쓰고 갔는데 모두들 내 얼굴만 들여다보더란다. 

이게 무슨 말인지를 모르겠다가 연유를 알고 피식 웃고 말았다. 친정 부모님들은 뒤늦게 결혼해서 애 키우느라 고생하는 지금도 내가 너무 안쓰럽다고 하신다. 지금이야 아이가 좀 커서 그나마 여유가 생겼지만 아무것도 모르고 일만하다 시집간 내가 뒤늦게 살림하고 애 키우느라 꾸미지도 못 하는 게 속상하셨나보다. 



반면 동생은 아이 엄마 같지 않게 화려하게 꾸미는 것을 좋아하기도 할 뿐만 아니라 시집도 빨리 가서 아이들이 벌써 다 학생들이다. 그러니 부모님 입장에서는 지금 힘든 자식이 더 걱정 되서 화장도 못하고 친정에 온 내 얼굴을 들여다보며 피부라도 칭찬하셨을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어린애처럼 샘이 났나보다. 

“정말 철이 없는 건지 다른 건지 모르겠다. 아무튼 이상한 소리하지 말고 더메디닥터나 들어가서 화장품 바꿔.”라며 전화를 끊었다. 달라도 너무 다른 우리지만 아직도 부모님 사랑을 받고 싶고 어리광부리고 싶은 것은 같은가보다. 내일 아침에 엄마한테 전화 한통해서 목소리나 들어야겠다. 괜히 부모님 목소리가 그리워지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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